본문 바로가기
추억의 한국가요

이동원, 박인수 노래 - 향수(고향을 그리는 마음)

by 복사꽃 세상 2020. 11. 1.
반응형

1. 향수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나 시름을 의미합니다.

정지용(1902~1950) 시인이 쓴 시의 제목이기도 하죠.

정지용은 충북 옥천 태생입니다.
1920~1940년대 활동했던 시인입니다.

정지용 생가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그의 시는 참신한 이미지와 절제된 시어가 특징입니다.
한국 현대시의 성숙에 결정적인 기틀을 마련한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나 그의 생은 순탄치 못했죠.
한국전쟁 당시 납북되었다가 생을 마감했습니다.
사망 시기도 추정할 뿐입니다.

정지용이 지은 향수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낙원을 지향하는 마음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1927년 「조선지광」65호에 발표되었고, 1935년 「정지용 시집」에 수록되었습니다.

2. 정지용의 시 향수를 노래로

만든 이는 작곡가 김희갑이며,
1989년 노래로 발표됐죠.

가수 이동원과 성악가(테너) 박인수가 듀엣으로 불렀습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이동원은 1951년생이며, 주옥같은 시를 노래로 많이 불렀습니다.

향수 이외에도 고은 시인의 시를 노래한 '가을편지, 정호승 시인의 시를 노래한 '이별노래" 등을 불러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박인수 1938년생이며
서울대학교 성악과 출신이죠.

서울대 음대교수를 역임하고 정년 퇴임하였습니다.

그의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는 감동적입니다.

남미와 유럽에서까지 주역 테너로서 놀라운 성공을 거둔 성악가입니다.

1989년 당시 서울대 음대 교수였던 그가 대중가수와 함께 향수를 불러 파장이 컸죠.

클래식계에서 '클래식 음악을 모욕했다'는 비난을 받았고,
자신이 단장으로 내정되기까지 한 국립 오페라단에서 제명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성악가 박인수가 가요를 부른 것은 향수는 단순한 가요가 아니라 문학작품을 노래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향수는 처음 들었을 때에도 보통 노래와는 다른 느낌이 있었죠.
어쩐지 품격이 있는 듯했습니다.

문학, 가요, 클래식을 결합했으니 예술의 완성품이 아닐까요?

3. 노래 가사의 의미와 나의 추억

실개천이 흐르고 황소가 있는 곳,
질화로가 있고,
아버지가 계시는 곳,
어릴 적 뛰어놀던 곳,
누이와 아내가 들에서 일하던 곳,
흐릿한 불빛에 모여 앉아 정답게 얘기하는 곳,
그곳이 그립다.

시골 고향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시적으로 묘사한 내용으로 이해됩니다.


저희 고향마을에도 실개천이 있었습니다.
개울에는 찔레꽃도 피었었고,
나뭇가지를 꺾어 피리를 불기도 했죠.

물론 소 1마리는 집에서 길렀죠.
소는 든든한 일꾼이었습니다.

저도 질화로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화롯불에 인두를 달구어 할아버지 한복에 다림질하시곤 했습니다.

저희 집은 국민학교 1학년 즈음만 해도 초가집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가을 이맘 때면 마당에 쌓아놓은 볏단이 몇 무더기 되었죠.
온 가족이 매달려 밤늦도록 타작을 했습니다.

제가 7살 정도 되었을 때였죠.
어느 날 어머니는 읍내에서 벽시계를 사서 머리에 이고 오셨습니다.
읍내는 집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있었죠. 비포장 도로!

그런데 시계가 잘 안된다며 다시 머리에 이고 읍내로 걸어가셨습니다.

지금도 어머니 뒷모습이 생각납니다.
그때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을까 지금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데 그 당시 사람들은 그런 일상이 당연한 걸로 받아졌을 것이란 생각도 듭니다.
누구나 그랬으니까요.

전기는 국민학교 3학년 때 즈음 들어왔죠.
처음으로 전깃불이 들어오던 밤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형광등에 불이 들어오자 안방이 엄청나게 밝아졌습니다.
눈이 부셨습니다.
호롱불 하고는 비교가 안되었죠.

"향수"라는 시가 발표된 1927년 무렵 농촌사람들은 더더욱 힘든 삶을 살았겠죠.
그러나 정지용 시인은 그런 고향 마을을 간절히 그리운 대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유년시절을 보낸 곳, 초라한 지붕 밑에 살았지만 가족과 함께 했던 그곳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곳인가 봅니다.

시골마을 고향은 누구나에게나 잊을 수 없는 마음의 안식처인 것 같습니다.

고향을 그리는 노래 "향수"는
언제 들어도 정감이 가고 가슴에 뭔가 와 닿는 느낌이 옵니다.

가수 이동원과 테너 박인수의 조화로운 음색이 그런 느낌을 더욱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노래 가사]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4. 노래 감상(유튜브)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