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림픽 축구 4강에 오르기까지
런던올림픽은 우리나라 축구사에 있어서 의미 있는 대회였습니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 참가해 8강의 기적을 이루어냈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64년 후인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올림픽 축구 최초의 동메달을 획득한 것입니다. 그것도 일본을 꺾으면서....,
우리나라는 조별리그에서 멕시코, 가봉, 스위스와 맞붙었죠. 1승 2무로 멕시코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올랐습니다.
8강전에서 개최국 영국을 승부차기로 꺾고 4강에 올랐습니다. 준결승전에서 브라질에 패해서 3~4위전으로 밀려나면서 동메달 결정전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상대는 일본, 축구 한일전은 언제나 부담스러운 경기죠. 하필 그때는 8월 15일 광복절을 며칠 앞두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이 시합 이전까지 한일 양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끼리의 상대 전적은 4승 4무 4패였습니다. 이번 시합은 13번째 대결이면서 양 팀 전적에서 균형을 깰 수 있는 경기였죠.
참고로,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큰 대회에서 16강 이후 대진표에서 아시아 국가끼리 격돌하는 경우는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또한 이때까지 아시아권 국가에서 올림픽 축구 4강에 올라간 건 3개 나라밖에 없었습니다.
1956년 멜버른 올림픽 4위에 오른 인도,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일본,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한 이라크입니다.
2. 당시 한일전 경기는
2012년 8월 11일(토) 03시 45분(한국시간), 영국 카디프에 있는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렸습니다.
경기장은 73%에 달하는 습기로 잔디의 상태가 좋지 않아 선수들이 미끄러지거나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지기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패스 축구를 구사하는 일본을 상대로 홍명보 감독은 피지컬을 앞세운 압박을 주문했고, 그래서인지 경기 내용은 매우 거칠었습니다.
후반 20분을 지났을 즈음, 한국 파울 16개, 일본 파울 21개, 한국 옐로카드 4장, 일본 옐로카드 2장이 나왔습니다. 그만큼 경기는 치열했습니다. 양국의 자존심을 건 한판이었죠.
3. 감동의 순간, 통쾌한 골
아슬아슬하던 경기에 감동의 순간이 포착되었습니다. 드디어 전반 37분 첫 골이 터진 것입니다. 그것도 환상적인 골!
그 골의 주인공은 박주영!
박주영 선수는 와일드카드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지만 조별 경기, 8강전까지 매우 부진했습니다.
올림픽 축구 선수 선발 당시 박주영은 아스날 FC로 이적한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려있어서 실전 감각이 둔화되어 있던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주위에서 그를 뽑으면 안 된다고 말렸는데도 홍명보 감독은 고집을 부려가며 박주영을 뽑았습니다. 그래서 이날 박주영의 골은 값지고 의미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빛난 것은 골의 수준이었습니다. 세계 축구팬 누가 보더라도 멋지고 환상적인 골이었기 때문입니다.
역습 상황에서 구자철의 롱 패스를 받아서 혼자 수비수 3명을 멋지게 따돌리고 슈팅을 하여 골로 연결시켰습니다.
가슴을 졸여가며 한일전 승리를 갈망하던 우리 국민들에게는 그야말로 통쾌한 골이었습니다.
박주영이 넣은 이 골은 2002월드컵 안정환의 이탈리아전 골든골과 함께 한국 대표팀 베스트 골로 회자될 정도로 역사적인 골이 되었습니다.
그날 축구 중계의 해설을 하던 차범근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바로 저겁니다. 박주영이 대한민국 슈퍼스타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저렇게 확실하게 해주는 선수입니다. 이때를 기다린 거 아닙니까"
그리고 후반 11분 구자철 선수의 추가 골이 터졌습니다. 그런데 구자철이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백헤딩으로 패스를 해준 선수는 박주영이었습니다.
이날 경기는 2:0으로 종료되었고, 박주영 선수는 최고로 조명받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원래 스타는 위기에서 빛난다고 합니다. 당시 28세의 박주영 선수!
그는 이날 경기에서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고 국민들에게 잊지 못할 멋진 선물을 선사했습니다.
그날의 감동적인 순간은 대한민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박주영 골 장면(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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