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농촌 고향은 그리움의 대상이고, 마음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죠.
못살아도 좋으니 두메산골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노래가 있습니다.
박재홍 님이 부른 유정천리입니다.
1. 박재홍(1924~1989)님은
경기도 시흥군에서 태어났고, 1947년 무렵 개최된 가수선발대회에서 당선되어 가수로 데뷔했습니다.
194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 인기 가수로 활동하며 많은 히트곡 음반을 발표했죠.
주요 히트곡으로는 「울고 넘는 박달재」(1950년), 「물방아 도는 내력」(1953년), 「경상도 아가씨」(1955년), 「휘파람 불며」(1957년), 「유정천리」(1959년) 등이 있습니다.
2. 유정천리 노래는
1959년 영화 「유정천리」 주제가로 발표된 노래입니다.
「유정천리」는 1960년 대통령선거 야당 후보였던 조병옥의 갑작스런 타계와 관련해 대중의 자발적인 추모 개사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제4대 대통령 선거가 1960년 3월 15일에 열렸는데, 이 무렵 <유정천리>는 민중의 자발적인 개사를 거치면서 영화 주제가를 넘어 혁명에 기여한 노래가 되었습니다(출처 : 한국대중가요앨범 110000)
당시 이승만 대통령에 맞선 야당 대통령 후보 조병옥은 1960년 1월 말 개복 수술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갔죠.
그런데 무난하게 회복할 거라던 예상과 달리, 선거 한 달 전인 2월 15일에 워싱턴 소재 병원에서 돌연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선거 직전에 유력 야당 후보가 사망하자 이승만의 재선은 기정사실이 됐고, 선거를 통해 독재를 끝내려 했던 대중의 희망은 무산되었죠.
조병옥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는 설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공교롭게 전개되는 정국 상황을 묘사한 <유정천리>의 개사곡이 2월 말 대구에서 만들어져 급속도로 전국에 유포되기 시작했습니다.
“가련다 떠나련다 어린 아들 손을 잡고 /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두메산골 내 고향에”를 “가련다 떠나련다 해공 선생 뒤를 따라 / 장면 박사 홀로 두고 조 박사는 떠나갔네”로 바꾸는 식의 개사였죠.
가사 속의 해공은 1956년 대통령 선거 직전 급사한 야당 대통령 후보 신익희이며, 장면은 조병옥과 함께 출마한 야당 부통령 후보였고, 조 박사는 조병옥을 가리킵니다.
개사한 <유정천리>가 대대적으로 유행하면서 민심은 당시 집권당인 자유당에 더욱 불리하게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전면적인 선거 부정과 조작으로 자유당의 승리가 공표되자, 이에 분노한 대중은 결국 4·19 혁명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3. 노래 가사의 내용
어린아들 손을 잡고서,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두메산골 내 고향으로 떠나련다.
못 살아도 좋고, 외로워도 나는 좋아. 눈물 어린 보따리에 황혼빛이 젖어드네
세상을 원망하랴, 내 아내를 원망하랴! 누이동생 혜숙이야! 행복하게 살아다오
가도 가도 끝이없는 인생길은 도대체 몇 구비나 되는 것이냐?
유정천리 꽃이 피고, 무정천리 눈이 오네
[노래 가사]
가련다 떠나련다
어린 아들 손을 잡고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두메산골 내 고향에
못 살아도 나는 좋아
외로워도 나는 좋아
눈물 어린 보따리에
황혼빛이 젖어드네
세상을 원망하랴
내 아내를 원망하랴
누이동생 혜숙이야
행복하게 살아다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인생길은 몇 구비냐
유정천리 꽃이 피네
무정천리 눈이 오네
4. 노래 감상(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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